게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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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의 질서, 그 이면의 균열: 게비츠 왕국
혼돈과 전쟁으로 신음하던 동부 대륙. 마법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힘이 세상을 어지럽힐 때 '가장 합리적인 힘'을 갈망했던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기적이 아닌 인간의 의지와 강철, 그리고 '군주론(The Prince)'이라는 코덱스를 통해 거대한 왕국을 건설합니다.
오직 규율만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고 믿는 국가. 화려한 백색과 금색의 깃발 아래, 정의와 야욕이 위태롭게 공존하는 게비츠 왕국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강철로 세운 질서
오래전, '풍요의 대지'는 마법사 가문 '노스텔라'와 그들이 섬기는 용 '하얀 마녀'의 지배 아래 있었습니다. 마법은 소수에게만 허락된 권력이었고, 평범한 이들은 그들의 변덕에 생사를 맡겨야 했습니다.
이 불합리한 시대를 끝낸 것이 거상 '팔로안 게비츠'였습니다. 그는 쌓아 올린 부를 통해 칼리폴리스와 거래, 대량의 오토마타 병사들과 차원 너머의 지식인 코덱스에서 군주론의 힘을 현실에 투사했습니다. 위대한 팔로안 1세, 그는 마법의 횡포에 지친 사람들을 규합하여 '하얀 전쟁'을 일으켰고, 마침내 용을 처단하고 마법사들을 몰아냈습니다.
- "검의 질서로 세계를 수호하리라. 오직 이것만이 게비츠의 존립 이유일지어다."
- — 국왕 팔로안 게비츠
이것이 게비츠 왕국의 시작이었습니다. 왕국은 마법을 나약하고 사악한 것으로 규정하고, 오직 단련된 육체와 강철만이 진정한 힘이라 믿는 기사도의 나라로 성장했습니다.
번영, 그리고 변질된 신념
수 세기 동안 게비츠는 황금기를 누렸습니다. 세계 공용 화폐로 쓰이는 '게비츠 금화'는 그들의 부를 증명했고, 야만족과 괴수들을 막아내는 기사단은 세계의 수호자로 추앙받았습니다.
하지만 4대 국왕, 팔로안 4세의 시대에 이르러 왕국의 신념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영토 확장에 눈이 먼 국왕은 더 강력한 힘을 원했고, 그토록 경멸하던 마법을 '공명역학(Harmony Dynamics)'이라는 이름의 기술로 포장하여 받아들였습니다.
명예를 중시하던 기사와 일부 귀족들은 반발했습니다. 국왕의 변명은 기만일 뿐, 강철의 갑주 위에 네온 빛이 감도는 첨단의 장치들이 덧대어질수록, 그들의 긍지는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비탄의 기사
모순은 결국 비극을 불렀습니다. 게비츠의 대장군이자 영웅으로 추앙 받던 하베리온. 그는 폭군으로 변해가는 주군을 지켜볼 수 없었습니다. 무의미한 학살과 타락한 정복 전쟁으로 물든 조국의 모습에 진심으로 가슴아파 했습니다.
New Age 500년, 대장군 하베리온은 결국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주군인 게비츠 4세를 시해합니다. 가장 충성스러웠던 검, 왕국이 자랑하는 방패가 왕의 심장을 꿰뚫은 것입니다. 왕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소녀
왕이 사라진 차가운 옥좌에는 이제 겨우 15살인 도나 게비츠가 앉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병치레에 시달리던 유약한 소녀였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어려워하던 수줍음 많은 아이였습니다. 그녀는 여왕이 되길 원치 않았지만, 국왕 시해 이후 새로운 권력 재편에 혈안이 된 귀족들은 그녀를 허수아비 왕으로 세워 권력을 차지하려 합니다.